감정은 전염된다: 우리가 서로에게 주는 심리적 영향력
당신도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어느 날, 회식 자리 나 모임에 늦게 도착한 적이 있을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묘하게 가라앉아 있거나 반대로 활기찬 기운이 가득한 것을 한눈에 느낀 적이 있는가?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감정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듯한 순간. 혹은, 누군가 깊은 한숨을 내쉬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어깨가 무거워진 적은 없었나? 우리는 이런 순간들 속에서 감정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체험한다.
감정은 어떻게 퍼지는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감정을 경험합니다. 그런데 이 감정이 단순히 나만의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감정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마치 파동처럼 주변으로 퍼져나가며, 반경 3미터 내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즉, 내가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도 더 밝은 분위기를 느낄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면 주변도 긴장될 수 있다는 것이죠.
과학이 밝힌 감정의 확산
1. 심장 박동과 감정의 연결
심리학 및 생리학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심장변이 파동(Heart Rate Variability, HRV)은 우리의 감정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 긍정적인 감정(평온함, 기쁨, 감사 등) → 안정적인 심장 리듬 → 주변 사람도 편안함을 느낌
- 부정적인 감정(불안, 분노, 스트레스 등) → 불규칙한 심장 리듬 → 주변 사람도 긴장감, 불안감 느낌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심장 박동의 변화는 반경 약 3미터 내의 사람들에게 감정적 신호로 전달될 수 있으며, 이는 무의식적으로도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런 개념은 ‘감정적 동기화(emotional entrainment)’라고도 불려. 쉽게 말하면,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감정이 서로 동기화된다는 것이야. 그래서 직장에서 상사가 스트레스받고 있으면 직원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반대로 리더가 차분하면 팀 분위기도 안정된다 합니다.
2. 감정적 전염(Emotional Contagion)
“감정적 전염”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사람이 주변 사람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마치 한 사람이 하품을 하면 옆 사람도 따라 하품을 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 있으면, 주변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밝아지는 경험이 있지 않나요?
반대로, 한 공간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으면, 아무런 말이 없어도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 적 있나요?
이는 신경과학적으로도 설명될 수 있는데, 거울 뉴런(Mirror Neurons)이라는 신경세포가 감정이 퍼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상대방의 표정과 몸짓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하며, 그 감정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3. 3단계 법칙(Three Degrees of Influence Rule)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Nicholas Christakis)와 제임스 파울러(James Fowler)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감정과 행동은 최대 3단계(Three Degrees)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내가 행복하면 → 내 친구도 더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 친구의 친구도 영향을 받음 → 친구의 친구의 친구까지도 감정이 전파됨.
이 연구는 미국에서 행복, 비만, 금연 등의 행동 패턴이 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퍼지는 방식을 분석했습니다.
- 행복한 사람 주위에는 행복한 사람이 많고,
- 비만한 사람이 많을수록 그 주변 사람도 비만해질 확률이 높고,
- 한 사람이 담배를 끊으면 그 친구도 금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죠.
이걸 직장 생활에 적용하면?
- 긍정적인 리더는 팀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 한 사람이 성과를 내면 주변 동료들의 동기부여도 높아질 수 있으며,
- 스트레스가 많은 팀에서는 그 긴장감이 전파되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생각해 볼 지점이 많은 연구입니다. 특히나 자신이 속한 사업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 이 연구의 함의는 우선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조직과 관계 속에서 감정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긍정심리학에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의 감정적 분위기가 사람들의 성과와 만족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합니다. 상사의 감정 상태가 팀 전체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가정에서도 부모의 감정이 자녀에게 전이될 수 있죠. 결국, 내 감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조직과 관계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조직과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의 감정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입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내 감정이 주변을 편안하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긴장감을 유발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감정을 퍼뜨리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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