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잃은 뒤에야,
묽은 고깃국에 소금이 녹아버리는 것처럼
미래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겪어본 뒤에야
친절함이 진정 무엇인지 알수 있다.
손에 쥐고 있던 것,
소중하게 여기고 조심조심 지켜온 것,
이 모든 것이 사라진 뒤에야
친절함이 없는 풍경이
얼마나 황량한지 알 수 있다.
..... 그러고 나면 이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친절함 뿐이다.
Kindness
Naomi Shihab Nye 나오미 쉬하브 나이
재난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이 휘몰아치고 지나가는 순간을 우리는 만나곤 한다.
그런 순간이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는 것이 좋으련만, 그럼에도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는 아픈 상처가 남고 우리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된다.
재난 심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다 만나게된 시인이
Naomi Shihab Nye 이다
그녀의 시 중 내마음에 처음 들어 온 시는 Kindness
이 시는 단순한 감상적인 시가 아니다. Naomi 는 아주 냉정하게 말한다.
"진짜 친절은, 진짜 아픔을 겪은 사람만이 줄 수 있다."
그녀는 희망이나 사랑을 말하기 전에, 상실, 죽음, 무력감을 먼저 마주하라고 한다.
왜냐면, 그런 사람만이 타인의 고통을 진심으로 알아보고, 손을 내밀 수 있으니까
나오미의 시는 그래서 담담하고 직관적이며 군더더기를 별로 두지 않는 느낌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위의 번역은 매우 서정적으로 완역하였다 느껴진다.
조금은 거친 것 같아도 원본의 느낌이 살아 있는 시가 조금 더 낳을 듯하여
Naomi Shihab Nye(1952~)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계 시인입니다. 그녀의 시는 종종 "상처 입은 세계에 대한 연민과 존중"을 이야기합니다. 대표작으로는 Kindness, Famous, Gate A-4 등이 있으며, 일상의 작은 순간들 안에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들을 보여줍니다.
친절
나오미 쉬하브 나이
친절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알려면
그대가 가진 것을 잃어봐야 한다
싱거운 고깃국에 소금이 녹아 사라지듯이
미래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껴봐야 한다
손에 쥐고 있던 것을,
숫자를 세며 소중하게 간진해 온 것을,
그 모든 것을 잃어봐야 한다
그러고 나면 친절이 없는 풍경이
얼마나 삭막한지 알게 된다
결코 멈출 것 같지 않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승객들은 옥수수와 닭고기를 먹으며
계속 창밖만 쳐다 본다.
친절이라는 부드러운 힘을 배우려면
하얀 판초를 입은 인디언이
길가에 죽어 있는 곳을 지나가 봐야 한다
그 인디언이 그대일 수도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도 계획을 가지고 밤을 여행한 사람이었다
그를 살아있게 했던 것도 단순한 호흡이었다
내면에 깊이 친절이 있음을 알기 전에,
그대는 슬픔이 또 달리 가장 깊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슬픔에 잠겨 깨어나 봐야 한다
그대의 목소리가 모든 슬픔의 실을 붙잡을 때까지
슬픔과 말을 해봐야 한다
그 슬픔의 실로 만든 천이 얼마나 큰지 알아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중요한 것은 친절 뿐,
오직 친절만이 그대의 신발 끈을 묶어주고
오직 친절만이 그대를 밖으로 나가게 하여
편지를 보내고 빵을 사게 한다
오직 친절만이 세상의 많은 것들 속에서
고개를 내밀어 말하게 한다
그대가 찾고 있던 것이 바로 나라고.
친구나 그림자처럼
그대가 가는 곳 어디든 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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